'거절'은 '실패'가 아니다! 케데헌 ‘골든’ SM 연습생 '이재(EJAE)'의 여정
그 중심에는 한 사람 '이재(EJAE, 본명 김은재)가 있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태어나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재(EJAE, 본명 김은재)는 열한 살이 되던 해인 2003년, 가수의 꿈을 향해 한국의로 왔고 SM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되었습니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와 같은 시대를 살며 그들과 함께 새벽 일곱 시에 연습실에 들어가 밤 열한 시에 나오는 하루하루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소녀시대의 유리가 연습하는 이재를 보며 “너는 진짜 뭔가 될 것 같아. 무조건 성공해”라고 말해줬을 때, 그 한마디는 어린 소녀의 가슴에 별처럼 박혔다고 해요.
무너진 자리
그렇게 12년이 지나고 2015년, 이재는 끝내 SM에서 데뷔하지 못한 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당시 SM이 원하던 목소리는 맑고 청아한 음색이었지만, 이재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습니다. 오랜 연습생 생활 동안 목소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이재에게 데뷔의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됐다고? 너무 상처가 컸다”고 그녀는 훗날 고백했습니다.
"너는 진짜 뭔가 될 것 같아. 무조건 성공해"라고 말해 주었던 유리 언니의 따뜻한 말이 되려 상처가 됐다고 합니다.
'나한테는 그런 순간이 오지 않는구나', 12년의 시간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기분이었을테죠. 한 달 동안 이재는 누워 울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음악만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홍대까지 걷는 길
이재는 연희동에서 홍대까지 걸어다니며 카페에서 비트를 만들었습니다. 그 막막한 거리를 매일 걷고 또 걸으며, 이재는 조금씩 다시 일어섰습니다.
화려한 조명도, 무대도 없었습니다. 관객도 없었습니다. 오직 헤드폰과 컴퓨터, 그리고 음악에 대한 사랑만 남아 있었습니다.
어느날 신사동호랭이 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비트를 들려줬고, “괜찮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작지만 진심 어린 그 한 마디.
이재는 거기서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EXID 하니의 곡 디렉팅을 맡으며 작곡가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레드벨벳의 ‘싸이코’, 에스파의 ‘드라마’와 ‘아마겟돈’, 트와이스와 르세라핌의 곡들을 써나갔습니다.
한때 자신을 거절했던 SM의 송 캠프에도 작곡가로 초청받는 날이 왔습니다. 무대 뒤에서, 남들의 노래를 빛내며,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골든’이 태어나던 날
그리고 어느 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음악 작업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그냥 작곡가로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감독 매기 강은 이재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습니다. “절대 쉽게 부를 수 없는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그 요청에 이재는 고음이 가득 들어간 ’골든(Golden)’을 작곡했고, 시범 녹음을 직접 했습니다.
감독은 그 목소리를 듣고 멈췄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네가 루미여야 한다고.
녹음 부스 안에서 이재는 울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연습생 시절 콤플렉스를 숨기고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던 기억, 작곡가로서 유명한 이름 뒤에 가려져 상처받던 시간들이 루미의 서사와 겹쳐오며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 ‘못생기고 거친 목소리’라 지적받던 음색이, 바로 그 목소리가 ‘골든’이었습니다.
‘골든’은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후 골든글로브, 그래미를 거쳐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무대 밖에서 남들의 노래를 써주던 사람이, 생애 처음 무대에 서는 날 그 무대가 지미 팰런쇼였습니다.
긴장과 기관지염으로 눈물밖에 나오지 않던 그 순간, 스칼릿 조핸슨이 무대를 듣고 뛰어 들어와 박수를 쳐줬습니다.
SM 사옥 앞에서 데뷔를 기다리던 열한 살의 소녀가 알았다면 믿었을까요.
거절은 방향이다
이재는 케이팝 지망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거절은 실패가 아니라 방향을 다시 잡게 해주는 과정이에요. 작은 기회라도 100%를 담아야 하고, 그게 직업윤리라고 생각해요.”
12년이라는 시간이 허비된 게 아니었습니다. 그 시간이 쌓여 ‘골든’이 됐습니다.
'맑고 청아하지 않다'고 거절당했던 그녀의 목소리는 콤플렉스가 아니라 정체성이었습니다.
결국 남들이 틀렸다고 한 것이, 사실은 가장 빛나는 것이었습니다.
“작곡 자체가 나에겐 치료였어요. ‘골든’처럼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이제, 이재의 시간입니다.
우리 각자에게도 ‘골든’의 순간은 반드시 옵니다.
거절과 실패는 그저 과정일 뿐입니다. 단지 작은 기회에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그걸로 된겁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여러분의 하루를 응원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